GRI 101 생물다양성 — 자연 공시의 새로운 기준 (인사이트 17호)

제17호|2026년 4월 13일|격주간 지속가능산업 인사이트이시도르연구소

자연은 기업 활동의 근간입니다. 세계경제포럼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4조 달러가 자연에 직·간접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2026년 1월부터 모든 GRI 보고 기관에 의무 적용되는 「GRI 101: 생물다양성 2024」가 발표됐습니다. 지속가능산업 인사이트 제17호는 이 기준의 8대 공시 항목과 TNFD·SBTN·ESRS E4와의 연계, 선도 기업의 실무 경험, 그리고 한국 기업의 대응 과제를 전문으로 다룹니다.

약어 — GBF(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 TNFD(자연 관련 재무 공시 태스크포스) · LEAP(TNFD의 4단계 방법론) · SBTN(과학 기반 목표 네트워크) · ESRS E4(EU 생물다양성·생태계 기준) · CSRD(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 지침) · IPBES(생물다양성 정부간 과학정책 플랫폼) · KBA(핵심 생물다양성 지역) · ABS(접근 및 이익 공유) · NbS(자연기반해법) · BNG(생물다양성 순이득) · NBSAP(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행동계획)


들어가며: 왜 지금 생물다양성인가

자연은 기업 활동의 근간이다. 원자재 공급부터 수자원, 토양, 대기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의존하는 생태계 서비스는 생물다양성에 기반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4조 달러가 자연에 직·간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건설업(4조 달러), 농업(2.5조 달러), 식품·음료(1.4조 달러) 등 주요 산업이 건강한 생태계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손실이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관리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책임 의식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 기대는 단순한 사회적 압력이 아니라, 2022년 쿤밍-몬트리올 GBF의 Target 15에서 법적 의무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GRI 101: 생물다양성 2024」가 발표되었다. 2026년부터 모든 GRI 보고 기관에 의무 적용되는 이 기준은, 기업이 생물다양성 영향을 측정 가능하고 비교 가능한 방식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ESG 보고를 담당하는 실무자에게 GRI 101의 이해와 대응 준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다.

Robin Hodess, CEO, Global Reporting Initiative

“영향에 관한 정보는 변화를 위한 결정을 내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생물다양성 위기의 현주소

ESG 실무자가 생물다양성 보고의 시급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현재 위기의 규모를 파악해야 한다. 주요 국제기구의 최신 데이터는 일관되게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WWF가 2024년 10월 발표한 Living Planet Report는 1970년부터 2020년까지 50년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이 평균 73% 감소했음을 보고했다. 이는 척추동물 5,495종의 약 35,000개 개체군을 추적한 결과다.

생태계평균 개체수 감소율비고
민물(Freshwater)85%가장 심각한 수준
육상(Terrestrial)69%—
해양(Marine)69%—
생태계별 야생동물 개체군 평균 개체수 감소율(1970~2020) / 출처: WWF Living Planet Report 2024

지역별로는 중남미·카리브해 지역이 95%라는 가장 극심한 감소를 기록했으며, 아시아-태평양 60%, 아프리카 76% 순이었다.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간 과학·정책 플랫폼(IPBES)의 글로벌 평가(2019)에 따르면, 지구상 약 800만 종의 동·식물 중 약 100만 종이 수십 년 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양서류의 40%, 산호초 형성 산호의 약 1/3, 해양 포유류의 1/3 이상이 위협받고 있다. IPBES는 생물다양성 손실의 5대 직접 동인을 중요도 순으로 규명했다 — ① 토지·해양 이용 변화(서식지 파괴와 단편화), ② 생물의 직접 착취(남획·불법 채취 등), ③ 기후변화(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생태계 교란), ④ 오염(농업 폐수·질소·인 과잉·플라스틱 등), ⑤ 외래 침입종(비토착종의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이 5대 동인 프레임워크는 이후 GRI 101, SBTN, TNFD 등 모든 주요 생물다양성 보고 프레임워크의 공통 기반이 되었다.

영국 재무부가 의뢰한 다스굽타보고서(Dasgupta Review, 2021)는 자연자본의 경제학을 최초로 종합 검토한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2~2014년간 생산자본은 1인당 2배, 인적자본은 13% 증가했으나, 자연자본은 1인당 약 40% 감소했다. 시장 가격이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해, 자연자본에 대한 체계적 과소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WEF는 생물다양성 손실이 현 추세로 계속될 경우 2030년까지 연간 2.7조 달러의 GDP 감소가 예상된다고 경고하며, PwC는 즉각적 조치 없이는 전 세계 GDP의 55%(58조 달러)가 자연 위험에 노출된다고 분석했다.

산업자연 의존도핵심 생물다양성 리스크
농업·식품매우 높음토지 전환, 수분 매개자 감소, 토양 비옥도 저하
채굴·광업매우 높음서식지 파괴, 수질 오염, 지역 생태계 교란
건설·부동산높음토지 이용 변화, 도시화에 따른 서식지 단편화
임업·펄프높음산림 전환, 생태계 서비스 감소
수산·양식높음남획, 수중 생태계 오염, 외래종 유입
에너지·유틸리티중간~높음인프라 건설로 인한 서식지 교란, 수자원 영향
제조·화학중간오염 배출, 원자재 공급망의 간접 영향
금융간접적투자·대출 포트폴리오의 자연 관련 리스크 노출
산업별 자연 의존도와 핵심 생물다양성 리스크 / 출처: WEF New Nature Economy Report(2020), ENCORE, TNFD 섹터 가이던스 등을 참고하여 작성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영향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는 기업은 전체의 1% 미만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26년 GRI 101 의무 적용과 CSRD/ESRS의 확대로 이 비율은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GRI 101: 생물다양성 2024’ 기준의 핵심

GRI 101은 기존 GRI 304: 생물다양성 2016을 완전히 대체하는 전면 개정 기준이다. 2021년 말 개정 작업이 시작되어, 기업·시민사회·과학계·투자자 등 다중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글로벌 협의를 통해 100건 이상의 의견이 반영되었고, 2024년 1월 25일 최종 발표되었다. GRI가 기존 200·300·400 시리즈 체계를 개편한 이후 최초로 발표된 주제별 기준(Topic Standard)으로, 기후 외 자연 관련 공시의 새로운 기준점이 된다.

항목내용
적용 시점2026년 1월 1일부터 모든 GRI 보고에 의무 적용(2025년 조기 채택 가능)
초점기업 운영 및 가치사슬 전체(업스트림·다운스트림)의 생물다양성 손실 직접 동인 파악
핵심 요구영향이 발생하는 위치의 지도화, 생태계·지역사회에 대한 영향 평가
상호운용성쿤밍-몬트리올 GBF, TNFD, SBTN, ESRS E4 등 주요 프레임워크와 연계 설계
관점영향 중심(impact-focused) — 가장 중요하고 관련성 높은 영역에 집중
사회적 연결원주민·지역공동체의 자연 의존성 및 인권 영향까지 포괄
GRI 101: 생물다양성 2024 주요 특징 / 출처: GRI 101: Biodiversity 2024

GRI 101의 8대 공시 항목

GRI 101은 총 8개 공시 항목(Disclosure 101-1~101-8)으로 구성된다. 각 항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01-1. 생물다양성 손실 중단·회복 정책 — 기업의 생물다양성 관련 정책을 공개하고, 해당 정책이 GBF 2030 목표 및 2050 비전과 어떻게 정렬되어 있는지 서술한다. 101-2. 생물다양성 영향 관리 완화 위계 — 회피(Avoid) → 최소화(Minimize) → 복원(Restore) → 상쇄(Offset)의 각 단계에서 기업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복원 면적(헥타르 단위) 등 정량적 데이터를 포함해야 한다. 101-3. 접근 및 이익 공유(ABS) — 유전자원 활용과 관련된 이익 공유 협약의 투명성을 공개한다. 나고야 의정서 요구사항과 연계되는 항목으로, GRI 304에는 없던 신설 공시이다. 101-4. 생물다양성 영향의 식별 — 가장 중대한 생물다양성 영향이 발생하는 사업장, 제품, 공급망 구성 요소를 특정한다. 지리공간 데이터, 이해관계자 의견 등 평가 방법론을 함께 서술해야 한다.

101-5. 생물다양성 영향이 발생하는 위치 — 중대한 영향이 발생하는 사업장의 구체적 위치, 면적, 생태적 특성을 보고한다. 보호구역, 핵심 생물다양성 지역(KBA) 등과의 인접성 정보를 포함하며, GRI 304의 일반적 위치 보고에서 지리공간 정밀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크게 강화되었다. 101-6. 생물다양성 손실의 직접 동인 — IPBES가 규명한 4대 직접 동인(토지·해양 이용 변화, 자원 착취, 오염, 외래 침입종)에 대해 기업이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는지를 범주별로 보고한다. 전환된 자연생태계 면적, 채취한 야생 종의 양, 배출한 오염물질의 종류와 양, 확산한 외래종의 사례 등을 정량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GRI 304에 없던 완전 신설 항목이다. 101-7. 생태계 및 종의 변화 — 기업 활동으로 인해 현지 생물다양성의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측정하여 보고한다. 101-6이 투입(압력) 지표라면, 101-7은 산출(상태) 지표에 해당한다. 101-8. 생태계 서비스의 변화 — 기업이 의존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 서비스(수질 정화, 수분 매개, 탄소 격리, 홍수 조절 등)의 변화를 보고한다.

이상의 8개 공시 항목을 종합하면, GRI 101은 기업의 정책 수립에서 구체적 영향 데이터 공개, 영향 저감과 보상책 제시까지 전 과정의 통합적 관리를 요구한다. 이는 환경영향평가(EIA) 단계에서부터 회피 가능한 영향은 적극 회피하고, 남은 영향은 복원 보상하도록 사업 설계에 반영해야 함을 의미한다.

쿤밍-몬트리올 GBF와 기업 공시 의무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는 2022년 12월 COP15에서 채택된 생물다양성 분야의 새로운 글로벌 협약이다. 2030년까지 달성할 23개 Target과 2050년 비전(“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설정했으며, 그중 Target 15가 기업 공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Target 15는 모든 대형 기업 및 금융기관이 늦어도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에 대한 자신의 위험(risks), 의존도(dependencies), 영향(impacts)을 정기적으로 평가·공시하도록 각국 정부가 법적 체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한다. TNFD, GRI 101, CSRD/ESRS 등 주요 공시 프레임워크 모두 이 목표와 공식적으로 정렬되어 있다.

2024년 10월 콜롬비아 칼리(Cali)에서 개최된 COP16에서는 196개 CBD 당사국 중 44개국만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행동계획(NBSAP)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어, 이행 속도가 목표 대비 현저히 저조한 상태이다.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가 NBSAP 업데이트를 아직 완료하지 못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NBSAP이 확정되지 않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업에게 GRI 101, TNFD 등 글로벌 공시 체계의 활용이 현실적 대안임을 시사한다. 국가별 법제화를 기다리기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기반한 선제적 대응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TNFD LEAP 접근법: 자연 리스크 평가의 표준

자연 관련 재무 공시 태스크포스(TNFD)는 2023년 최종 권고안을 발표한 이래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5년 기준 733개 기관(56개국)이 TNFD 채택을 선언했으며, 이들의 합산 운용자산은 22.4조 달러, 상장사 시가총액은 9.4조 달러에 달한다. 2024년 COP16 이후 채택 기관 수는 46% 급증했다.

TNFD의 핵심은 LEAP 접근법으로, 기업이 자연 관련 의존도·영향·리스크·기회를 체계적으로 식별하는 4단계 프로세스이다. 1단계 Locate(위치 파악)는 기업의 직접 운영 및 가치사슬 전반에서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지점을 파악한다. IBAT, GIS 매핑 도구를 활용하여 보호구역, 핵심 생물다양성 지역(KBA), 수자원 스트레스 지역 등 생태적 민감 지역과의 인접성을 분석한다. 2단계 Evaluate(의존도·영향 평가)는 파악된 위치에서의 자연 의존도와 영향을 평가한다. ‘의존도·영향 경로’를 통해 사업이 자연에 어떻게 의존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적하며, ENCORE 도구가 이 단계의 공식 1차 스크리닝 도구로 활용된다. 3단계 Assess(리스크·기회 전환)는 평가된 의존도·영향을 재무적 리스크와 기회로 전환한다. 물리적 리스크(수자원 붕괴, 가뭄), 전환 리스크(규제 강화, 자연 민감 지역 접근 제한), 시스템 리스크(생태계 서비스 붕괴)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 4단계 Prepare(공시 준비)는 GBF 정렬 목표와 KPI를 설정하고, 이해관계자 대상 공시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2024년 7월 GRI와 TNFD가 공동 발표한 상호운용성 매핑에 따르면, GRI 101의 모든 공시 항목이 TNFD 권고안에 반영되어 있으며, 역으로 TNFD 권고안도 거의 전부 GRI 기준에 반영되어 있다. 양 프레임워크 모두 IPBES 5대 동인 정의를 공통 사용하므로, 기업은 단일 보고로 양쪽 요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SBTN: 과학 기반 자연 목표의 부상

과학 기반 목표 네트워크(SBTN)는 기후 분야의 SBTi에 대응하는 자연 분야의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이다. 2024년 10월, GSK, Kering, Holcim이 세계 최초로 SBTN 목표를 공개 채택했다. 이들을 포함한 17개 파일럿 기업(AB InBev, Carrefour, H&M Group, LVMH, Nestlé, Tesco, UPM 등)의 60%가 전체 또는 일부 목표 검증을 수령한 상태이다.

동인기업 맥락의 적용현재 가이던스 상태
토지 이용 변화공급망 내 농업 토지 전환, 사업장 개발가이던스 완성
담수(오염·수량)수자원 취수, 방류수 오염가이던스 완성
해양 이용 변화양식업, 연안 개발2025년 발표 예정
기후변화온실가스 배출(SBTi와 연계)SBTi 프레임워크 활용
외래 침입종양식·조경·물류 등향후 개발 예정
SBTN 5대 영향 동인별 기업 적용 및 가이던스 현황 / 출처: SBTN Corporate Manual v1.0(2024.7)

기업이 SBTN 목표를 설정하면 이는 GRI 101 Disclosure 101-1(정책)과 101-2(관리)의 보고 내용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한다. 실무적으로 SBTN은 “무엇을 얼마만큼 달성해야 하는가”의 기준을, GRI 101은 “이를 어떻게 공시하는가”의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기후 분야에서 이미 SBTi 목표를 설정한 기업이라면, SBTN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자연 분야의 보완재이다.

EU 규제 환경: CSRD와 ESRS E4

유럽연합은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통해 약 49,000개 유럽 기업에 지속가능성 보고를 의무화했다. 그 하위 기준인 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스탠더드(ESRS) 중 ESRS E4: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는 2024년 1월 발효되어 생물다양성 공시에 가장 강력한 규제적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ESRS E4는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 원칙에 기반한다. 이는 기업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impact materiality)과, 생물다양성 손실이 기업의 재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financial materiality)을 모두 평가·공시해야 함을 의미한다. 6개 섹션으로 구성되며, 전환 계획, 정책, 행동, 지표, 목표 등을 포괄한다.

2025년 2월 EU는 Omnibus 간소화 패키지를 발표하여, 전체 ESRS 필수 데이터 포인트를 61% 감축(1,100개 → 430개)했다. ESRS E4의 경우 생물다양성 전환 계획 공시는 기업이 이미 전환 계획을 보유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조건부 공시로 전환되었으며, Wave 1 기업의 ESRS E4 적용은 FY2027까지 단계적 적용이 허용되었다.

2024년 8월 발효된 EU 자연복원법(Nature Restoration Law)은 2050년까지 모든 훼손 생태계의 복원을 목표로 하며, 회원국에 2026년까지 국가 복원 계획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는 EU 역내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에게 장기적인 생물다양성 복원 의무가 부과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GRI 101과 ESRS E4는 이중 중요성 원칙, 완화 위계 적용, 가치사슬 범위 등에서 높은 정합성을 보인다. EU에 수출하거나 현지 법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은 양 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통합 보고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후와 생물다양성: 통합 보고의 필요성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은 상호 강화하는 관계에 있다. 기후변화는 IPBES가 규명한 5대 생물다양성 손실 동인 중 하나이며, 동시에 건강한 생태계는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핵심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이다.

산림 벌채는 탄소 배출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서식지를 파괴한다. 반대로 산림 복원은 탄소 격리와 생물다양성 회복을 동시에 달성한다. 산호초의 소실은 해양 생물다양성 감소와 연안 방재 기능 상실을 동시에 초래한다. 이러한 양방향 피드백 루프는 기후와 생물다양성을 분리된 ESG 이슈로 관리하는 것이 비효율적임을 보여준다.

TNFD는 기후 분야의 TCFD와 동일한 4대 기둥 구조(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목표)를 채택하여, 기업이 기후와 자연 보고를 통합 프로세스로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2025년 TNFD와 IFRS Foundation 간 MOU가 체결되어 ISSB 기준과의 정렬이 공식화되었다. GRI 101 역시 기존 GRI 기후 관련 스탠더드와의 연계를 고려하여 설계되었으므로, 기업은 기후 보고 인프라를 생물다양성 보고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UNEP에 따르면 현재 NbS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연간 약 2,200억 달러이다. 그러나 2030년까지 필요한 투자 규모는 5,710억 달러로, 현재 대비 2.5배 확대가 요구된다. 이 격차는 기업에게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이다. NbS에 대한 선제적 투자는 탄소 크레딧·생물다양성 크레딧의 확보, 공급망 회복력 강화, ESG 평가 개선 등 복합적 편익을 제공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 보고 실무 접근법

GRI 커뮤니티 생물다양성 파일럿(2024~2025)에 참여한 14개 기업의 경험에서 도출된 실무 접근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영향 동인 파악

자사 사업 운영 및 공급망에서 생물다양성 손실을 유발하는 직접적 동인을 식별한다. IPBES/SBTN의 5대 동인 프레임워크가 출발점이다.

동인설명기업 활동 예시
토지·해양 사용 변화자연 서식지를 농지·산업용 등으로 전환공장 부지 개발, 공급망 내 농업 토지 전환
천연자원 착취재생 속도를 초과하는 자원 이용수자원 과다 취수, 원자재 채굴
기후변화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생태계 교란Scope 1·2·3 배출
오염유해물질의 환경 방출방류수, 대기오염, 폐기물
침입 외래종 도입비토착종의 유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양식·조경 등으로 인한 외래종 확산
생물다양성 손실의 5대 직접 동인과 기업 활동 예시 / 출처: IPBES(2019), SBTN Corporate Manual

2단계: 영향 위치 매핑

영향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지리적 위치를 지도화한다. GRI 101은 단순히 “우리 사업장이 보호구역 근처에 있다”는 서술을 넘어, 영향이 실제로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공간적으로 파악할 것을 요구한다. TNFD LEAP의 첫 단계(Locate)와 직접 연결되는 과정이다.

3단계: 영향 평가 및 데이터 수집

파악된 영향 동인과 위치를 바탕으로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을 평가한다. 핵심 고려사항은 세 가지다. 첫째, 직접 운영분 아니라 상류 공급망의 영향까지 포괄해야 한다 — Coca-Cola HBC의 경험에서 드러났듯, 가장 중요한 영향은 종종 직접 운영 통제 범위 밖에서 발생한다. 둘째, 현지 과학 연구와 외부 데이터베이스를 적극 활용하되, 결과가 직관과 다를 경우 비즈니스 논리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데이터가 완전하지 않더라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4개 사례 기업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가장 큰 실무적 도전은 공급망 데이터의 확보였다. 가장 중요한 생물다양성 영향은 종종 Tier 1 공급업체 너머의 상류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이 영역의 사이트 수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실무 접근은 다음과 같다 — 단계적 접근(직접 운영 사업장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Tier 1 → Tier 2 공급업체로 확대), 섹터 평균 데이터 활용(사이트별 데이터가 없는 경우 산업 평균이나 지역 평균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활용하되 이를 명시적으로 공시), 기존 조달 프로세스 연계(공급업체 평가·감사 시 생물다양성 관련 질문을 추가하여 데이터 수집을 기존 업무 흐름에 통합), 외부 도구의 보완적 활용(ENCORE, IBAT 등으로 공급망 거점의 생태적 민감도를 간접 평가).

4단계: 목표 설정 및 보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명확하고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GRI 101 요구사항에 맞추어 보고한다. 영향 완화 위계(mitigation hierarchy)에 따라 회피 → 최소화 → 복원 → 보상의 순서로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 목표는 조직 내부의 일치와 지원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하며, SBTN 프레임워크를 참고하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실무자를 위한 평가 도구 가이드

도구개발 기관주요 기능비용활용 단계
ENCOREGlobal Canopy, UNEP-WCMC, UNEP FI가치사슬 전반의 생태계 서비스 의존성·영향 평가. TNFD LEAP의 공식 1차 스크리닝 도구무료Locate, Evaluate
IBATBirdLife, IUCN, CI, UNEP-WCMC보호구역·KBA 데이터 제공. CSRD, TNFD, GRI, SBTN 다중 프레임워크 대응 보고서 생성유료Locate
STARIUCN사이트 단위 종 멸종 위험 감소 기여도 정량화. IUCN 적색목록 기반무료Evaluate, Assess
BIA-GBSCDC Biodiversité163개 섹터, 44개 국가 대상 생물다양성 발자국 측정. MSA.km² 단위유료Evaluate
Xylo SystemsXylo종 다양성 및 출현 현황의 세밀한 모니터링유료Evaluate
주요 생물다양성 영향 평가 도구 비교 / 출처: 각 도구 공식 자료(2025)

ENCORE는 등록 사용자 15,000명을 넘어섰으며, 2024년 7월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정량적 중요도 스코어링이 강화되었다. IBAT는 2024년 투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인 2,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활용 기관이 300개를 초과했다. 실무적으로는 ENCORE(무료)로 1차 스크리닝 → IBAT로 위치별 민감도 확인 → STAR 또는 BIA-GBS로 정량적 영향 평가의 순서가 효율적이다.

특히 STAR 메트릭은 주목할 만하다. IUCN 적색목록을 기반으로 특정 사이트에서의 종 멸종 위험 감소 기여도를 정량화하는 지표로, SBTN 목표 설정과 TNFD/GRI 101 보고에서 핵심 메트릭으로 채택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농경지는 전 세계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토지 이용 유형인 만큼, 농경지의 관리 방식을 개선할 경우 전 세계 멸종 위험 감소 잠재력의 60%를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완화 위계와 생물다양성 상쇄

GRI 101 Disclosure 101-2의 핵심 개념인 완화 위계는 생물다양성 영향 관리의 4단계 원칙이다.

단계내용실무 예시
1. 회피(Avoid)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생태적 민감 지역 회피, No-Go 구역 설정
2. 최소화(Minimize)불가피한 영향의 규모·기간·강도를 줄임공사 시기 조정, 소음·조명 관리
3. 복원(Restore)훼손된 생태계를 원래 상태에 가깝게 회복서식지 복원, 식생 복구
4. 상쇄(Offset)잔여 영향을 다른 장소의 보전 활동으로 보상생물다양성 크레딧 구매, 보전 기금 출연
완화 위계(Mitigation Hierarchy) 4단계 / 출처: GRI 101 Disclosure 101-2

2026년 1월부터 GRI 101 보고 시, 기업은 이 4단계 각각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고 그 결과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영국은 2024년 2월부터 모든 개발 프로젝트에 10% 생물다양성 순이득(Biodiversity Net Gain)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이는 개발로 인한 생물다양성 손실을 단순히 상쇄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비 10% 더 나은 상태를 달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글로벌 생물다양성 크레딧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연평균 성장률(CAGR) 22~24%로 2030년까지 현재 대비 3.5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탄소 크레딧 시장의 초기 발전 경로를 따르되, 생물다양성의 위치 특수성(location-specificity)이라는 고유한 복잡성이 시장 설계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선도 기업 사례: 현장의 경험과 교훈

GRI 커뮤니티 생물다양성 파일럿에 참여한 4개 기업의 사례를 통해, 생물다양성 보고의 실질적인 도전과 해법을 살펴본다.

사례 1. City Developments Limited(CDL) — 부동산 개발, 싱가포르

29개국 163개 거점, 50,000가구 이상 개발, 약 2,300만 평방피트 자산을 운영한다. 1995년부터 ‘건설하면서 보전한다(Conserving as We Construct)’ 이념을 실천해 온 글로벌 부동산 기업이다. 2016년부터 GRI 304: 생물다양성 2016을 기반으로 보고해왔으며, 이는 세 가지 측면에서 CDL의 생물다양성 관리에 기여했다. 첫째, 보호구역 및 높은 생물다양성 가치를 지닌 지역과 관련된 위치별 보고가 가능해졌다. 둘째, 직·간접적인 중요 영향의 관리가 촉진되어 2020년 생물다양성 정책을 수립하고, 2021년 싱가포르의 ‘자연 속 도시(City in Nature)’ 비전과 연계했다. 셋째, 서식지 보호·복원 노력의 공시를 통해 선제적 접근을 강화했다.

2010년부터 그린필드 부지 공사 착공 전 생물다양성 영향 평가를 실시했다. 대표적으로 Forest Woods 콘도미니엄 프로젝트에서 종합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희귀 블랙 모린다 나무 두 그루를 성공적으로 보존했다. ENCORE로 가치사슬 전반의 생태계 의존성·영향 평가, Xylo Systems로 종 다양성 모니터링을 수행했고, 238,000m² 이상의 프로젝트 면적에서 평균 생물다양성 지수 0.86을 달성했다. 2024년에는 싱가포르·동남아시아 최초 TNFD 연계 보고서를 발간했다.

Esther An,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CDL

“8년간 GRI 304로 보고해온 경험은 동남아시아 최초로 TNFD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이 될 수 있는 탄탄한 지식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도전 과제도 분명하다. 싱가포르와 같은 고도 도시화 지역에서는 도시 개발이 지역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높은 인구 밀도와 도시 활동으로 인한 인간 교란이 종 감소의 핵심 동인으로 식별되었으며, 생물다양성 손실의 장기적 결과를 예측하는 것도 개선된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이 필요한 영역이다.

사례 2. Coca-Cola HBC — 소비재(음료), 28개국

The Coca-Cola Company의 전략적 보틀링 파트너로, 7.4억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며 2040년까지 탄소중립 및 생물다양성 순이익(net positive biodiversity) 달성 공약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생물다양성 보고를 시작했으나 당시에는 핵심 과제로 삼기에 충분한 역량이 부족했다. 직접 사업장 정보 수집과 보호 지역 인접 시설 파악에서 출발하여, 2022년 가치사슬 전반의 생물다양성 순이익 공약을 발표하기까지 10년의 점진적 역량 구축 과정을 거쳤다. SBTN 참여 프로그램에 합류하여 과학 기반 목표를 설정하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5대 영향 동인별 중요성 평가를 실시했다.

핵심 발견은 이렇다. 가장 중요한 영향은 주로 농업 공급업체로부터의 상류 활동에서 발생했다. 토지 전환과 물 취수가 핵심 동인이었으며, 온실가스 배출과 유사하게 직접 운영 통제 범위 밖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1차 공급업체 너머의 상류 공급업체 데이터 수집이 가장 큰 도전 과제였다. 또한 영향 계산에 사용되는 도구들의 정밀도가 부족하여, 특히 신흥국 지역에서는 일반적(generic)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외부 도구가 식별한 담수 취수 ‘핫스팟’ 지역이 회사의 수자원 전략에서 매핑한 지역과 달랐으며, 이는 현지 수준의 정밀한 데이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사례 3. Enel — 에너지(발전·유통), 28개국 5개 대륙

세계 최대 민간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유통 운영사로, 총 발전 용량 89GW 이상을 보유한다. 2030년까지 신규 인프라에 대해 ‘생물다양성 순손실 없음(No Net Loss)’ 및 ‘산림 순손실 없음(No Net Deforestation)’을 달성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유네스코 자연 세계문화유산 지역에 대한 ‘금지 구역(No-Go)’ 공약을 채택했다.

Enel은 GRI 304 기반의 기존 KPI와 함께, SBTN, TNFD, ESRS를 통합적으로 연계 적용한 가장 포괄적인 사례이다. 2015년 생물다양성 전용 정책 발표 → 2023년 쿤밍-몬트리올 GBF에 따라 갱신했고, 2020년부터 모든 발전소·전력망 인프라에 GRI 304 기반 KPI 세트를 체계적으로 적용했다. 2023년 업종 분석에서 사이트별 분석으로 전환, 주요 국가별 DIRO(의존성·영향·리스크) 분석을 수행했으며, 2024년 핫스팟으로 식별된 지점에 대해 TNFD LEAP 방법론에 따른 심층 IRO 분석을 실시했다. ENCORE 도구를 활용하여 기술별·국가별 환경 관련성 매트릭스(Environmental Relevance Matrix)를 구축했다.

Cristiana La Marca, 환경 HSEQ 총괄, Enel Spa

“TNFD와 GRI 101의 통합이 어떻게 생물다양성 보고를 정교하게 만들고 글로벌 프레임워크와의 일치를 통한 포괄적 인사이트와 효과적인 환경 평가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확인된 도전 과제는 서식지·생태계 서비스 관련 공개 데이터베이스 접근 제한으로 심층 환경 평가가 제약되는 점, 지역~광역 단위의 데이터 세분성 부족이 정교한 DIRO 분석과 표준화된 글로벌 지표 개발을 가로막는 점, 공급망 분석의 데이터·지표 공백이 생물다양성의 지역적 특성과 결합되어 포괄적 분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점이다. 핵심 교훈은 GRI 요건과 TNFD 지침을 함께 채택하면, GRI는 표준화된 KPI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영향 측정을, TNFD는 영향 동인과 자연 현황을 고려하는 총체적 접근으로 우선 지점의 사이트별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프레임워크 통합 전략

4개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핵심 전략은 복수의 프레임워크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프레임워크성격적용 대상GRI 101과의 관계
GRI 101영향 중심 공시 표준GRI 사용 기업 전체(2026년 의무)기본 보고 체계
TNFD재무 리스크 중심 공시 권고안자발적(733개 기관 채택)LEAP 접근법 포함, 상호운용성 매핑 완료
SBTN과학 기반 목표 설정자발적(17개 파일럿 기업)5대 영향 동인 공유, 목표가 101-1·101-2 뒷받침
쿤밍-몬트리올 GBF국가·글로벌 목표 체계196개 CBD 당사국GRI 101의 설계 기반
ESRS E4EU 규제 의무EU 대형·상장 기업(~49,000개사)이중 중요성 기반, 상호 정합성 확보
글로벌 생물다양성 공시 프레임워크 비교 / 출처: 각 기관 공식 자료

사례 기업들의 경험에서 확인된 통합 접근의 실질적 이점은 다섯 가지다. ① 데이터 수집의 효율화 — 하나의 데이터 세트로 복수의 보고 요구에 동시 대응. ② 보고 중복 최소화 — GRI-TNFD 상호운용성 매핑을 통해 단일 보고로 양쪽 요건 충족. ③ 전략적 의사결정 지원 — 다각도의 평가 결과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직접 활용. ④ 글로벌 정합성 확보 — 국가별·지역별 규제 대응에 일관된 기반 제공. ⑤ 선도자 이점 확보 — 규제 의무화 이전의 자발적 채택이 이해관계자 신뢰 구축에 기여.

한국 기업의 대응 현황과 과제

한국의 생물다양성 공시 수준은 글로벌 선도 기업 대비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항목국내 현황글로벌 현황
TNFD 언급 기업 비율18%(32개사/178개사)733개 기관(56개국)
LEAP 실제 활용13.5%(24개사)—
생물다양성 리스크 관리 체계8%23%(글로벌 평균)
TNFD 채택 금융기관4개 금융지주120개 이상(AUM $22.4조)
한국 기업의 생물다양성 공시 현황 vs 글로벌 / 출처: 국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행 178개 기업 분석

금융 부문에서는 우리금융(2022년 국내 최초), 신한금융, 하나금융, KB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TNFD 채택을 선언했으며, 이 중 신한·하나·우리금융이 LEAP 방법론의 실제 적용을 보고한 상태이다. 그러나 비금융 업종에서의 채택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특히 제조업·건설업·농식품 기업의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6년 2월 한국 정부는 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KSSB(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가 IFRS S1·S2를 기반으로 한 기준 초안을 2024년 4월 발표했으나, 생물다양성은 아직 신규 도입 예정 항목으로 유예기간이 검토 중이다. NBSAP 업데이트도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 차원의 제도적 기반이 글로벌 요구에 비해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한편, K-ESG 가이드라인은 환경 항목에 생물다양성 관련 지표를 포함하고 있으나, GRI 101이 요구하는 수준의 정량적 데이터 공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아시아 선도 사례로 일본의 교훈을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전 세계 TNFD 최다 채택국(약 130개사)으로, 초기 320개 Early Adopters의 약 1/4를 차지했다. MUFG, SMFG, Mizuho FG, Sumitomo Corporation 등 대형 금융기관이 선도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응답 기업의 86%가 TNFD를 활용 중이다. 일본의 빠른 도입은 금융청(FSA)의 적극적 정책 지원, 자연자본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무자를 위한 시사점은 네 가지다. 글로벌 공시 체계 선행 도입 — 국내 법제화를 기다리기보다 GRI 101, TNFD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기반한 선제적 대응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아시아 선도 사례 벤치마킹 — 일본의 금융·제조 기업 사례를 참고하여, 자사 산업 특성에 맞는 LEAP 적용 로드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EU 규제 대응 병행 — EU에 수출하거나 현지 법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은 ESRS E4의 생물다양성 공시 요건에도 동시에 대응해야 하므로, GRI 101과 ESRS의 정합성을 활용한 통합 보고 전략이 효과적이다. 산업별 우선순위 차별화 — 농식품·건설·에너지·광업 등 자연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즉시 대응에 착수하고, 상대적으로 간접적 영향이 큰 산업은 공급망 매핑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다.

GRI는 지속 가능한 변화가 협력, 공유 학습, 집단적 행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GRI 커뮤니티는 이 정신을 실현하며, 400개 이상의 글로벌 기관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이다. 본 호에 소개된 CDL, Coca-Cola HBC, Enel, JSW Steel은 모두 GRI 커뮤니티 회원이자 GRI 101의 첫 번째 도입자들이다. 이들의 경험은 다른 기업들에게 생물다양성 보고가 단순한 규제 대응이 아니라, 생물다양성 영향을 관리하고,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충족하며, 글로벌 목표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보여주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

John Knights, 서비스 디렉터, Global Reporting Initiative

“경험과 도전을 공유함으로써, 우리 회원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투명성의 기준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참고자료

  • GRI(2025), 「Decoding biodiversity impacts: A practical guide to corporate reporting on nature with the GRI Standards」 — 본 호의 1차 자료.
  • GRI(2024), 「GRI 101: Biodiversity 2024」.
  • WWF(2024), 「Living Planet Report 2024」; IPBES(2019), 「Global Assessment Report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 Dasgupta, P.(2021), 「The Economics of Biodiversity: The Dasgupta Review」, UK HM Treasury.
  • TNFD(2023), 「Recommendations of the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NFD(2025), 「Status Report 2025」.
  • GRI & TNFD(2024), 「Interoperability Mapping: GRI Standards and TNFD Recommendations」.
  • SBTN(2024), 「Corporate Manual for Setting Science-Based Targets for Nature v1.0」.
  • WEF(2024), 「Global Risks Report 2024」; CBD(2022), 「Kunming-Montreal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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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6년 4월 13일 (제8호 / 통권 17호) · 창간일 : 2025년 9월 1일
발행인·편집인 : 유병덕 · 발행처 : 이시도르지속가능연구소 주식회사 부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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