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forest Alliance 재생농업 인증(RAS) — 40년 표준의 다음 단계 (인사이트 21호)

제21호|2026년 6월 8일|격주간 지속가능산업 인사이트이시도르연구소

2025년은 글로벌 지속가능농업의 표준이 한 차례 다시 정의된 해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40년간 글로벌 농업 인증의 사실상 기준선 역할을 해 온 Rainforest Alliance가 있습니다. 지속가능산업 인사이트 제21호는 RA가 2025년 9월 발표한 재생농업 표준(RAS)과 「Vision 2030」 전략, 글로벌 식품 대기업의 다층 구조, 그리고 네스프레소 코리아·동서식품·농식품부 저탄소농업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흐름을 전문으로 다룹니다.

약어 — RA(Rainforest Alliance) · SAS(Sustainable Agriculture Standard) · RAS(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 · EUDR(EU 산림훼손방지 규정) · CSRD·ESRS(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 · SBTi FLAG(산림·농업·토지 부문 과학기반 감축목표) · CAP(EU 공동농업정책) · CAGR(연평균 성장률). 본문에서 ‘재생농업’은 regenerative agriculture를, ‘RA’는 Rainforest Alliance를 가리킵니다.


들어가며: 인증의 다음 40년이 시작되는 자리

2025년은 글로벌 지속가능농업의 표준이 한 차례 다시 정의된 해였다. 그 중심에는 40년간 글로벌 농업 인증의 사실상 기준선 역할을 해 온 Rainforest Alliance가 있다. RA는 2025년 9월 8일 자체 「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RAS) v1.0」을 공식 발표하면서 커피 부문에서 새로운 인증 트랙을 가동했고, 2030년까지 1억 명의 농민·노동자에게 도달한다는 「Vision 2030」 중기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

같은 해 Nestlé, Mars, PepsiCo, General Mills, Unilever 같은 글로벌 식품 대기업이 자체 재생농업 프로그램의 외연을 확장했지만, 이들의 공통 출발점은 여전히 Rainforest Alliance 인증 — 30년 가까이 글로벌 커피·코코아·차·바나나 시장의 사실상 기준선 — 이다.

본 호의 출발 질문은 단순하다. 40년 인증 표준이 어떻게 재생농업이라는 다음 지평을 자신의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가? 그리고 한국 산업계는 그 흐름의 어디에 서야 하는가?

결론을 먼저 말하면 다음과 같다.

  1. 재생농업은 글로벌 시장의 가장 확실한 성장 카드다. 2030년까지 연평균 13.7~14.75%의 고성장이 예측된다.
  2. Rainforest Alliance는 이 시장의 표준 설정자 위치를 선점했다. 기존 Sustainable Agriculture Standard(SAS)와 신규 RAS의 이층 구조로 인증의 신뢰성·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 한다.
  3. 한국에서도 재생농업이 “지속가능농업의 대안”으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네스프레소 코리아의 한국어 ‘재생 농업’ 페이지, 동서식품 카누의 2025년 11월 RA 인증 원두 신제품,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저탄소농업 프로그램 12,300농가 참여가 그 신호다. 정부가 “재생농업”을 정책 용어로 공식 채택하지 않았을 뿐, 그 실천 내용은 글로벌 정의와 빠르게 수렴 중이다.

Rainforest Alliance 40년 — 글로벌 농업 인증의 표준

설립과 진화

Rainforest Alliance는 1987년 미국 환경운동가 Daniel Katz가 뉴욕에서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1989년 세계 최초의 글로벌 임업 인증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의 공동 창립자로 참여했으며, 농업 인증은 1992년 바나나에서 시작해 커피·코코아·차로 확장됐다. 2018년 1월 네덜란드의 UTZ와 합병하여 통합 조직이 되었고, 합병 직후 출시된 「2020 Rainforest Alliance Certification Program」과 ‘green frog seal(녹색 개구리)’은 155개국 소비자에게 가장 널리 인지되는 농업 지속가능성 마크 중 하나가 됐다.

항목2024년 수치
매출1억 1,080만 USD
프로그램 배정 비율76%
직원 수694명(35개국 소재, 60%+ 현장 인근 배치)
인증 농민·노동자790만 명
인증 농지 면적600만 ha+
인증 운영 국가79개국
제품 판매 국가155개국
파트너 기업4,200개+
협회 회원 누적 투자3억 9,400만 USD(2003년 이래)
Rainforest Alliance 2024년 운영 규모 / 출처: Rainforest Alliance 2024 Annual Report

핵심 작물에서의 사실상 표준 지위

작물농민·노동자 수인증 면적인증 국가 수
코코아300만+460만 ha23
차240만140만 ha22
커피180만190만 ha29
바나나15.8만+21.3만 ha19
Rainforest Alliance 주요 작물별 인증 규모(2024) / 출처: Rainforest Alliance 2024 Annual Report

인증 농장의 99%가 10 ha 이하 소농(smallholders)이며 평균 농장 규모는 2.31 ha다. RA의 핵심 대상은 글로벌 남반구의 영세 농민이고, 인증의 사회·경제적 영향은 농민 소득·생계·공동체 회복력에 직접 닿는다.

지속가능농업 인증 시장에는 Fairtrade, Organic(USDA·EU), C.A.F.E. Practices, SAI Platform 같은 다양한 체계가 존재한다. RA가 사실상 글로벌 표준이 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광범위한 작물·지역 커버 — 79개국 100여 작물에 적용되는 단일 표준 체계는 RA가 유일하다. 둘째, 글로벌 식품 기업 파트너십 — Nestlé·Mars·Mondelēz·Unilever·PepsiCo·Lavazza가 RA 인증을 공급망 핵심 인프라로 채택했다. Nestlé Cocoa Plan은 2017~2024년 사이 11개 원산지국·180,000명 이상의 농부·연간 약 29만 8,000톤 코코아를 RA Mass Balance 인증으로 포괄한다. 셋째, Continuous Improvement 모델 — 농민이 자기 농장 맥락에 맞는 개선 계획(Improvement Plan)을 수립하고 매년 감사로 진척도를 평가하는 “Smart Meters” 방식은 일률적 기준을 강요하기보다 현장 자율성을 인정한다.

RA Vision 2030 — 1억 농민·노동자에게 도달하는 길

2024년 RA는 공식 「Vision 2030」 문서를 발표하면서 다음 10년의 전략 기조를 제시했다. RA 40년 역사상 가장 야심찬 중기 비전이다.

Vision 2030의 출발점은 RA가 식별한 “세 가지 연결된 위기(three connected crises)” — 기후 비상사태, 생물다양성 손실, 농촌 빈곤이다. 농업이 전 세계 GHG 배출의 약 24%를 차지하면서 동시에 가장 큰 피해자이고, 토지 이용 변화의 주요 원인이자 영세 농민의 생계가 인증 시장의 도덕적 정당성과 직결되는 구조라는 진단이다. Vision 2030은 인증을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도구가 아니라 농업 시스템 전체를 회복시키는 레버로 재정의한다.

핵심 목표는 네 갈래다. 2030년까지 1억 명 농민·노동자에게 도달(현재 790만 명에서 약 13배 확대), 재생농업 표준의 단계적 확대(2025년 커피부터 시작해 2026년 코코아·시트러스·차로 확대), EUDR·CSRD·SBTi FLAG 같은 EU 정책 환경에 인증을 정렬해 기업 컴플라이언스 인프라로 자리잡기, 그리고 결과 기반(outcome-based) 측정 강화 — AI 산림 매핑, MultiTrace 추적성, 위성 원격탐사를 인증 도구로 통합하는 것이다.

시장20252030CAGR출처
재생농업 시장92~101억 USD183~196억 USD13.7~14.75%Mordor Intelligence, Research and Markets
지속가능성 인증 시장31억 USD42.5억 USD6.5%Markets and Markets
글로벌 시장 전망(2025~2030) / 출처: Mordor Intelligence, Research and Markets, Markets and Markets

재생농업 시장의 성장률이 인증 시장 전체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RA가 RAS를 출시한 이유가 여기 있다 — 기존 영역(SAS)을 유지하면서도, 더 빠른 성장 곡선에 인증 체계의 한 발을 디뎌두는 전략이다.

이시도르 박사의 Insight Box

RA Vision 2030의 진짜 메시지는 “표준의 좌표를 우리가 선점한다”는 의지다. 글로벌 식품기업이 자체 재생농업 프로그램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표준 설정자 자리를 굳히겠다는 선언이다. 한국 기업·정책 입안자에게 이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향후 5년간 RAS 기준이 글로벌 식품·농업 공급망의 사실상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이 표준을 따라가는 것보다 공동 설계자로 일찍 참여하는 편이 한국 농식품 산업의 글로벌 협상력을 키운다.

재생농업이라는 다음 단계 — 왜 지금인가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은 토양·생태계·생물다양성·수자원·기후의 다섯 가지 자연자본을 단지 보호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회복(restoration)·재생(regeneration)시키는 농업 방식이다. 전통적 지속가능농업이 “더 적게 해를 끼치는 것(do less harm)”을 지향한다면, 재생농업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create positive outcomes)”을 지향한다.

5대 실천 원칙

  1. 토양 교란 최소화 — 무경운(no-till) 또는 저경운(low-till)
  2. 연중 피복 유지 — 피복작물(cover crops), 작물 잔재 유지
  3. 생물다양성 증대 — 작물 다양화, 윤작, 혼농임업
  4. 살아있는 뿌리 유지 — 작물·식생이 연중 토양 안에 뿌리를 유지하도록
  5. 가축 건강(Integrate Livestock) — 가축 방목을 통한 영양 순환 활성화(적용 가능한 경우)

여기에 사회·경제 차원의 원칙 — 농민 소득·생계·공동체 회복력 — 이 점차 통합되는 추세다.

전 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이미 어떤 형태로든 재생농업으로 전환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식품 대기업들의 공급망 전환 약속은 가속 페달이다 — Nestlé는 2030년까지 핵심 원료의 50%를 재생농업 농장에서 조달(Cocoa Plan 2024년 89.9% 달성), PepsiCo는 700만 ac·2.16억 USD 투입, Mars는 100만 ac, General Mills는 캔자스주 탄소크레딧 모델, Cargill은 2030년 1천만 ac 전환을 약속했다.

재생농업의 가장 큰 모순은 정의 없이 시장이 먼저 폭발했다는 점이다. FAIRR Initiative는 79개 농식품 기업 중 50개사가 재생농업을 공식 약속했지만,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한 곳은 18개사, 농민에게 전환 비용을 실제 지원한 곳은 4개사뿐이라고 보고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2024년 “재생농업이 그린워싱의 새로운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정의의 공백을 가장 빠르고 신뢰성 있게 메우려는 시도가 RA의 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다.

RA 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 — 인증 모델의 진화

개발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다. 2020년 재생농업 포지션 페이퍼 발표, 2021~2024년 코스타리카·브라질에서 커피 농장 파일럿(브라질 3,000 ha, 코스타리카 벤치마크), 2025년 9월 8일 「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 v1.0」 정식 발표와 커피 부문 인증 시작, 그리고 2026년 코코아·시트러스·차 및 기타 작물로 확대 예정이다.

RAS는 119개 요건을 5대 핵심 영역(토양 건강·기후 복원·생물다양성·수자원·농민 생계)으로 구성한다. 기존 SAS가 “지속가능성 최소 기준의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컴플라이언스 모델이라면, RAS는 “긍정적 결과(positive outcomes)를 측정하는 모델”이다.

RA가 RAS를 출시한 배경은 세 가지다. 첫째, 글로벌 식품기업의 자체 프로그램에 선제 대응 — Nestlé·PepsiCo·General Mills가 외부 인증 없이 자체 재생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RA의 표준 설정자 지위를 잠식당할 위험이 있었다. 둘째, 기존 SAS의 한계 자인 — 토양 회복·탄소 격리·생물다양성 증대 같은 “긍정적 결과”를 측정·인증할 도구가 SAS에는 없었다. 셋째, EUDR·CSRD·SBTi FLAG의 정책 압력 — EU 정책 환경이 “측정 가능한 토지·자연 영향 감축”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Rainforest Alliance RAS 발표 보도자료(2025)

“우리는 40년간 농민과 함께 일해왔다. 농민들이 단지 손해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자신의 땅을 회복시키고 그 회복에 정당한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새로운 표준은 그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RAS가 본격 시행되기도 전인 2025년 9월 시점에 이미 RA 인증 농장의 약 50%가 EUDR 정렬 추가 요건에 자발적으로 동참한 상태였다. 이는 RA 인증 농가·기업이 새 기준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이전 어떤 표준 개정 때보다 빠르다는 신호다.

RA 내부의 두 트랙: SAS와 RAS의 분업

RA는 이제 두 가지 인증 트랙을 병행 운영한다. 두 트랙의 분업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한국 기업의 인증 전략 수립에 필수다.

비교 항목Sustainable Agriculture Standard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
인증 목표광범위한 지속가능성 최소 기준 준수 확인토양·생태계 회복에 특화된 심화 기준 충족
접근 방식핵심 요건 합격/불합격(pass/fail) + 개선 계획과학 기반 성과 측정(outcome-based) + 심화 실천
요건 수100여 개 요건(작물·지역별 차등)119개 요건(5대 영역)
핵심 영역사회·경제·환경 균형토양건강·기후복원·생물다양성·수자원·생계
인증 씰기존 green frog(1989년부터, 글로벌 인지도 높음)신규 재생농업 씰(별도 마크, 2026년부터 본격 확대)
적용 현황79개국 600만 ha+, 100여 작물커피 부문 시범(2026년부터 코코아·시트러스·차 확대)
비용 구조감사·인증 비용 농가/그룹 부담SAS 대비 추가 요건으로 비용 증가 예상
적용 방식단독 인증SAS와 병용(add-on) 또는 독립(standalone) 선택 가능
추적성Segregated / Mass Balance / Origin-Matching추가 정밀 추적 요구(커피부터)
프리미엄 의무화코코아 70 USD/톤 등 일부 작물만 의무별도 프리미엄 구조 — 2026년 시장 형성 단계
SAS와 RAS 비교 / 출처: Rainforest Alliance Knowledge Hub, 2020 SAS v1.4(2025년 10월 발효), 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 v1.0(2025년 9월 발표)

핵심은 두 트랙이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라는 점이다. SAS가 “글로벌 농업 공급망의 최소 안전망”을 담당한다면, RAS는 “차별화된 가치 창출의 심화 트랙”을 담당한다. 두 트랙 모두 RA의 핵심 운영 철학인 “지속적 개선(Continuous Improvement)”과 농민이 자기 맥락에 맞게 목표를 설정하는 “Smart Meters” 방식을 공유한다.

글로벌 식품 대기업의 다층 전략과 RA

글로벌 식품 대기업은 자체 재생농업 프로그램을 빠르게 확장하면서도 RA 인증을 공급망의 기준선으로 유지하는 다층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인증의 신뢰성·시장 인지도·정책 정합성을 RA가 담당하고, 그 위에 자체 데이터·기술 인프라를 얹어 차별화하는 방식이다.

기업투자·약속 규모RA 활용자체 프로그램
Nestlé12억 CHF(~15억 USD)Cocoa Plan 90% 달성, 유럽 RA Mass Balance 인증 적용자체 공급망 데이터
PepsiCo700만 ac, 2.16억 USD부분 활용자체 측정·외부 검증
Mars100만 ac(2030)코코아·쌀 핵심RA·자체 프로그램 병용
MondelēzCocoa Life 프로그램코코아 RA 인증 광범위 사용Cocoa Life 자체 측정
UnileverSAI Platform 회원차·커피 RA 인증 사용자체 공급망 데이터
General Mills캔자스주 재생 프로젝트부분 활용결과 기반(outcome-based) 자체 측정
Cargill1천만 ac(2030)부분 활용농민 직접 인센티브
주요 식품 기업의 재생농업 투자 현황과 RA 활용(2024~2025) / 출처: 각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서, RA-Nestlé Cocoa Plan 2017-2024 Highlights

핵심 관찰은 RA가 “사라지는 인증”이 아니라 “확장된 생태계의 토대”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체 프로그램은 RA 인증을 대체하지 않고, RA 위에 차별화 레이어를 얹는다. 이는 한국 식품·유통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할 때 RA 인증을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기준선으로 잡아야 하는 실무적 근거가 된다.

비판과 응답: 신뢰를 다시 짓는 RA

40년 인증 표준이 그 위치를 유지하려면 신뢰의 재구축이 필요하다. RA는 다음 세 가지 비판에 정면으로 대응 중이다.

1) Mass Balance 추적성

라이베리아 코코아(2025-11). Global Witness는 마스·네슬레·몬델리즈·허쉬·유니레버가 라이베리아 산림훼손 코코아에 노출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핵심 쟁점은 RA의 Mass Balance 모델이 인증·비인증 코코아의 물리적 분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RA는 이에 Origin-Matching Mass Balance(원산지 단위 매칭) 전환을 추진 중이며, EUDR의 지오로케이션 단위 추적성을 인증 인프라로 통합해 구조적 신뢰 회복을 꾀하고 있다.

2) 케냐 차 인증 중단(2025-05)

케냐 차산업위원회·KTDA·RA 케냐 지역은 케냐 전국 차 공장의 RA 인증·감사를 일시 중단했다. 인증 비용 부담, 실질적 긍정 효과 불분명, 핵심 수출 시장(파키스탄·이집트)이 RA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유였다. RA는 이를 비용 분담 구조와 가시적 농민 가치 창출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3) 감사 품질과 그린워싱 소송

2021년 Corporate Accountability Lab의 Hershey·RA 제소(2023년 기각), 코로나19 기간 원격 감사 비율 증가가 비판의 한 축이다. RA는 2025년 6월 16일부로 모든 커피·코코아 농장 인증에 EUDR 정합 요건을 통합 감사 의무화했고, AI 산림 매핑·MultiTrace 추적성·원산지 감사 결과 같은 도구를 인증 농가에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업 독자 프로그램의 공통 특징은 “결과 기반(outcome-based)” 접근이다. 인증 모델이 “이러이러한 실천을 했는가(practice-based)”를 확인한다면, 결과 기반 모델은 “토양 탄소가 얼마나 격리됐는가, 생물다양성 지수가 어떻게 변했는가”를 직접 측정한다. RA의 전략은 이 접근을 인증 안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RAS의 119개 요건 중 상당수가 측정 가능한 성과 지표로 설계됐고, 위성·블록체인·AI 분석이 감사 도구로 통합되고 있다. “인증 vs 결과 기반”의 이분법은 “인증이 결과 기반 측정을 내장하는 방향”으로 수렴 중이다.

이시도르 박사의 Insight Box

인증의 신뢰 위기는 “인증 모델의 종말”이 아니라 “인증 모델의 진화 요구”다. RA가 SAS·RAS 이층 구조와 결과 기반 측정 통합으로 답하고 있는 것이 그 진화의 형태다. 기업 자체 프로그램의 토대로 RA 인증을 유지하는 다중 인증 구조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어, 인증 vs 자체 프로그램의 대결 구도는 다층 차별화의 부분 집합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책 환경의 가속 — EUDR·CSRD가 RA에 미친 영향

EUDR(EU 산림훼손방지 규정)

대형·중형 사업자 2026년 12월 30일, 소형 사업자 2027년 6월 30일 시행. 대상은 코코아·커피·팜오일·콩·소·고무·목재 및 모든 파생제품이며, 2020년 12월 31일 이후 산림 전용 토지가 원산지가 아님을 지오로케이션 단위로 증명해야 한다. RA 인증은 EUDR 준수를 자동 인정받지 않지만, 2025년 6월 16일부로 RA가 모든 커피·코코아 농장 인증에 EUDR 정합 요건을 통합 감사 의무화해 RA 보유 기업에 사실상의 EUDR 대응 인프라를 제공한다. 첫 EUDR 준수 커피의 유럽 선적은 2024년 5월.

CSRD / ESRS

EU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이 2024 회계연도부터 대형 상장사에 적용됐다. 식품·농업 기업의 Scope 3 — 즉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 — 보고가 의무화됐고, 패키지 식품 기업의 경우 Scope 3가 전체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므로 RA 같은 공급망 인증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SBTi FLAG·미국 IRA·EU CAP Eco-Schemes

SBTi FLAG는 토지 집약적 기업에 농업·산림·토지 이용 부문 과학 기반 감축 목표를 요구하며 결과 기반 측정과 친화적이다. 미국 IRA는 농업 부문에 5년간 총 195억 USD를 지원해 미국 재생농업의 가속 페달 역할을 하고, EU CAP Eco-Schemes는 CAP Pillar I 예산의 25% 이상(전체 447억 EUR)을 피복작물·무경운·윤작·혼농임업 같은 재생농업 실천에 직접 지급한다.

이 정책 환경은 RA Vision 2030의 강력한 외부 가속 페달이다. EUDR이 RA 인증을 사실상의 통과 의례로 만들고, CSRD·SBTi FLAG가 RA의 결과 기반 측정에 가치를 부여하며, IRA·CAP이 재생농업 전환의 재원을 직접 공급한다.

한국의 흐름: RA·재생농업이 대안으로 부상하다

이 글로벌 흐름은 한국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아직 “재생농업”을 정책 용어로 공식 채택하지 않았지만, 그 실천은 정부·기업·시민사회 세 축에서 동시에 확장 중이다.

네스프레소 코리아 — RA 기반 재생농업 한국어 페이지

네스프레소 코리아는 한국어 공식 홈페이지에 “재생 농업” 전용 페이지를 운영한다. 2003년부터 이어진 Rainforest Alliance 파트너십 기반의 AAA Sustainable Quality™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 커피의 40% 이상이 RA 인증 농장 조달, 95%가 AAA 농장 조달 — 2030년까지 AAA 농장 전체를 재생농업으로 전환해 95%를 재생 원료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RA와 공동 개발한 “재생커피 스코어카드”(브론즈·실버·골드)도 도입했다. 한국 소비자가 매장·마케팅에서 “재생 농업”이라는 한국어 용어와 RA 인증 마크를 함께 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서식품 — 카누에 RA 인증 원두 도입

국내 인스턴트·원두 커피 시장의 최대 사업자인 동서식품도 2025년 11월 RA를 자사 지속가능경영의 전면에 내세웠다. 11월 24일 출시한 카누(KANU) 「싱글 오리진 콜롬비아 톨리마」(스틱 60개입·원두 200g 2종)는 해당 원두가 Rainforest Alliance 인증 농장에서 조달된 것임을 보도자료의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인증 마크가 표시된 패키지를 국내 유통 채널에 그대로 공급한다.

이 출시의 의미는 세 가지다. 첫째, 네스프레소 코리아가 프리미엄 가격대에서 RA를 강조해 왔다면, 카누는 한국 인스턴트·원두 시장의 일상 소비자 접점에서 RA 마크를 노출한다 — 마트·편의점·이커머스 매대에서 직접 접하는 면적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뜻. 둘째, 동서식품의 ESG 활동이 그동안 포장재 녹색기술 인증·온실가스 감축 중심이었다면, 이번 RA 도입은 공급망(coffee sourcing) 단위의 지속가능성으로 확장된 첫 가시적 신호다. 셋째, 한국 커피 수입 시장(연간 11억 USD 이상)의 최대 사업자가 RA를 마케팅 핵심 메시지로 채택한 것은 후발 사업자(롯데웰푸드·매일유업·CJ 등)에 동등한 시그널을 갖추라는 압력을 만든다. 한국 시장에서 RA 인증의 “사실상 통과 의례화”가 시작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농식품부 — 저탄소농업 12,300농가, 바이오차 비료 규격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 「저탄소농업 프로그램(경종)」에 12,300 농가를 참여 농가로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논물관리(중간물떼기·간단관개)·바이오차 투입·저탄소 영농기술(정밀시비·무경운·피복작물) 같은 실천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는 글로벌 재생농업 5대 원칙과 사실상 같은 내용이다. 즉, 한국 정부는 “재생농업”이라는 용어 없이 그 실천을 정책 자금으로 본격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2024년 4월 바이오차(biochar) 비료 공정규격을 개정 고시해 억새 유래 바이오차의 토양 건전성 증진 효과를 공식 확인했고, 2025년까지 바이오차 대량 공급 제조시설 구축과 정밀농업 기술 2050년 농가 60% 보급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 농업·어업 분야 GHG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27.1%다.

국내 담론과 한국 시장의 RA 활용

KREI에서 재생농업을 독립 주제로 다룬 전용 보고서는 2023~2024년 기준 아직 공개 확인되지 않지만, 농업 전문 매체에서 “재생농업”이 글로벌 푸드 트렌드로 본격 거론되기 시작했고, 풀무원은 S&P글로벌 CSA 2025 식품 분야 상위 5%로 선정되며 ‘공급망 ESG 얼라이언스’를 운영 중이다. 한국 시장에서 RA 활용은 네스프레소 코리아(프리미엄 커피)·동서식품 카누(대중 커피)가 양 축을 이루며, 스타벅스 코리아는 자체 인증 「C.A.F.E. Practices」를 사용해 RA와 별개·보완 관계를 유지한다. 금융위원회의 2026년 이후 코스피 상장사 ESG 의무공시가 시행되면 국내 RA 인증 수요가 본격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직면한 두 가지 과제

첫째, EUDR 대응. 2026년 12월부터 한국이 EU에 수출하는 모든 코코아·커피·팜오일·콩·고무·목재·가축 제품은 지오로케이션 단위 추적성 증빙이 필요하며, 이때 RA 인증이 필수 인프라가 된다. 둘째, CSRD에 따른 한국 대기업의 Scope 3 공시. 2026년 이후 한국 대기업이 EU 자회사·자산을 통해 CSRD 적용을 받기 시작하면 공급망 농산물 배출의 측정·검증이 시급해진다. 이 시점에 “한국식 저탄소 농업”만으로는 글로벌 보고 프레임에 매핑되기 어려우며, RA 인증과 그 위에 얹는 재생농업 데이터가 글로벌 보고의 다리 역할을 한다.

결론과 한국 산업계에의 제언

  1. Rainforest Alliance는 40년 글로벌 농업 인증의 표준 위치를 유지하면서, RAS·Vision 2030을 통해 다음 10년의 표준 설정자 지위를 굳히고 있다.
  2. 재생농업 시장은 2030년까지 CAGR 13.7~14.75%의 고성장이 예측되며 인증 모델의 가장 확실한 성장 카드다.
  3. RA는 SAS·RAS 이층 구조와 결과 기반 측정 통합으로 인증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 대기업의 자체 프로그램은 경쟁자가 아니라 RA 위에 얹히는 보완재로 자리잡고 있다.
  4. EUDR·CSRD·SBTi FLAG·미국 IRA·EU CAP은 RA 인증을 사실상 통과 의례로 만드는 정책 환경이다. 2026~2027년이 분기점이다.
  5. 한국에서도 RA·재생농업이 지속가능농업의 대안으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네스프레소 코리아, 동서식품 카누(2025-11), 농식품부 저탄소농업 12,300농가, 농진청 바이오차 비료규격 고시가 그 신호다.

40년 글로벌 농업 인증의 표준이 다음 10년의 좌표를 다시 그리고 있다. Rainforest Alliance는 SAS·RAS 이층 구조와 Vision 2030을 통해 그 좌표의 설정자 위치를 굳히고 있고, 재생농업은 그 좌표가 가리키는 다음 지평이다. 한국은 이미 그 흐름의 입구에 들어섰다. 네스프레소 코리아, 동서식품 카누(2025-11), 농식품부 12,300농가 저탄소농업, 농진청 바이오차 비료규격 고시가 그 입구의 표지판이다. 남은 5년은 이 입구를 통과해 한국형 재생농업과 글로벌 인증·정책 프레임을 잇는 가교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그 가교를 가장 먼저 놓는 한국 기업이 2030년 글로벌 식품·농업 시장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참고자료

  • Rainforest Alliance, “Launching in 2025: Our Regenerative Agriculture Standard.”
  • Rainforest Alliance & Nestlé Cocoa Plan, Monitoring and Evaluation Highlights 2017-2024.
  • Mordor Intelligence, “14.75% CAGR for Regenerative Agriculture Market to 2030” 2025.
  • MarketsandMarkets, “Sustainability Certification Market.”
  • Global Witness, 「Chocolate Giants Fuel Deforestation in West Africa’s Last Rainforest」 2025.
  • FAIRR Initiative, 「The Four Labours of Regenerative Agriculture」 2025.
  • World Economic Forum, “Beyond Greenwashing: 5 Key Strategies for Genuine Sustainability in Agriculture”, 2024.
  • The Star Kenya, “Kenya Suspends Rainforest Alliance Certification for Tea Factories”, 2025.
  • 네스프레소 코리아, “재생 농업.”
  •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025년 저탄소농업 프로그램 참여 농가 선정.”
  • 비즈니스포스트, “동서식품, RA인증 ‘카누 싱글 오리진 콜롬비아 톨리마’ 신제품 출시”(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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