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경북 상주의 두릉덕가마을을 찾았습니다.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의 공동활동 일환으로 진행된 전통 농업기술 유지·계승 활동, 바로 손모내기 현장이었습니다.



기계 대신 손으로, 속도 대신 방식으로
요즘 논에는 이앙기가 들어섭니다.
몇 시간이면 끝날 일을 굳이 손으로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릉덕가마을 사람들은 그 질문에 발로 답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논두렁에 모여, 일렬로 서서, 손가락으로 흙을 헤치고 한 포기 한 포기를 심어 나갔습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손끝으로 느끼는 흙의 무름, 옆 사람과 보조를 맞추며 줄을 맞춰가는 리듬, 허리를 펴는 잠깐 사이 눈에 들어오는 논의 풍경. 그 모든 것이 전통 농업기술이 품고 있는 지식이자 문화입니다.

전통 농업을 잇는 계기,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은 단순히 농사를 짓는 것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전통 농법, 생물 다양성, 경관 유지처럼 시장의 논리만으로는 보전되기 어려운 가치들을 공동체가 함께 지키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오늘 같은 손모내기 활동이 바로 그 실천입니다. 한 해 한 번의 모내기가 단순한 농작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농업 방식을 몸으로 익히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과정이 됩니다.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은 그런 활동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공동체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농업이 단순한 식량 생산을 넘어, 문화이고 생태이고 공동체임을 오늘 이 논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오늘 두릉덕가마을의 논에는 작은 벼 포기들이 줄지어 심겼습니다. 그 포기들이 자라는 여름 내내, 오늘 아침 사람들의 손길도 함께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쯤, 다시 이 논에 사람들이 모여 같은 자리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